에버노트는 깔끔하고 단순했다. 한 번 사용해보고 반해서 내 주 노트로 사용하기 시작했고, 컴퓨터를 켜면 항상 먼저 실행시키는 프로그램이었다. 프리미엄 결제도 꾸준히 했고 2013년에 사용하기 시작했으니 거의 8년을 사용한 것 같다. 1500여개의 노트를 작성했다.
지금 10.7.6 맥 버전을 이용하고 있는데, 몇달 전 큰 업데이트가 있었다. 글씨체와 글씨 색을 마음대로 설정할 수 없게 되고, 마크다운 형식을 채용하면서 1. 2. 3. 등을 입력하면 저절로 들여쓰기가 되었다. 환경설정에서 이 기능을 끌 수 있었는데, 환경설정이 아예 사라져 버렸다.
한편으로는 에버노트가 더욱 더 단순해지는구나 하면서 좋아했었다. 조금 못 생겨진 건 사실이지만 그럭저럭 견딜 만했다. 하지만 한 달 정도 사용하고 나서 도저히 못견디는 몇가지 때문에 앱을 갈아타기로 결정했다.
1. 속도가 느려짐
제일 화가 나는 부분이다. 기능들은 다 없앴는데, 도대체 왜 느려진 것일까. 검색을 하면 버벅거리고, 검색을 한 다음 다시 모든 노트로 돌아갈 때도 버벅거린다. 연구 노트로 사용하면 이 노트 저 노트를 찾아다닐 때가 많은 데, 이 버벅거림은 참기 힘든 것이 되어 버렸다.
2. 코드블럭 붙여쓰기
코드블럭을 사용하는 것이 거의 절반인데, 코드블럭에 붙여쓰기를 하면 줄바꿈이 일어나 새로운 줄로 붙여쓰기가 된다. 복붙이 얼마나 자주 사용되는데, 이런 버그를 만들어 놓고 고치지도 않는 것일까. 피드백을 달라길래, 열심히 적어서 보냈는데, 소식이 없다.
3. Monospace 글씨체가 너무 큼
만약 이 회사에 디자인 팀이 있다면, 일을 제대로 하고 있지 않는 것 같다. 컴퓨터 코드는 특수기호가 많아서 일반 글씨체보다는 Monospace로 했을 때 읽기가 편한데, 이를 적용하면 너무 크게 나온다. 매번 글씨 크기를 줄이는 것도 일이다.
적고보니 좀 사소한 것 같기도 하지만, 어쨌든 새로운 앱을 검색하기 시작했다. 사람들이 많이 언급하는 것은 "노션"이었는데, 느리다는 평이 있었고, 기능이 너무 많은 것도 싫었다. 그래서 발견한 것이 "베어"라는 애플 전용 노트 앱이다.
하루 사용 후기
1. 자유성이 매우 제한되어 있다. 글씨체, 글자색을 아예 바꿀 수 없다.
2. 사람들은 마크다운 형식이라 깔끔하고 예쁘다고 하지만 별로 예쁘진 않다. 베어를 사용해보고 나니 에버노트가 얼마나 예쁜지를 알게 되었다.
3. 글씨를 기울게 하려면 마크다운에서 하는 것처럼 앞 뒤에 /를 붙이는데, 문제는 /가 앞 뒤에 그대로 남아있다. 디자인적인 무언가를 주기 위한 것 같은데, 별로다.
4. 빠르다. 빠르다. 빠르다. 🐶빠르다.
마치며
글을 쓰기 전에는 베어로 갈아타기로 결심을 한 상태였는데, 막상 또 글을 쓰다보니 에버노트에도 정이 간다. 하지만 속도 문제 때문에 아마 베어에 정착을 하지 않을 까 싶다.
에버노트에서 베어로 노트 옮기기
Notebooks로 가서 Notebook을 우클릭 한뒤 "Export Notebook..."을 누른다. 이를 베어에서 File → Import From... → Evernote로 불러들여 온다.
노트앱 끝판왕이 있다면 댓글 달아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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