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5. 10. 09:37

 

이미지 출처 : BBC

 

셜록홈즈에 이어서 두번째로 보는 영국 드라마다. 미국 코미디 빅뱅이론에서 주인공은 스타워즈, 스타트랙의 덕후로 나오는데, 가끔씩 닥터후에 대한 언급이 있었다. 빅뱅이론을 다 보고나서 뭘 볼까 하다가 닥터후에 호기심이 생겨서 시즌 1부터 4까지 보았다.

 

빅뱅이론에서의 닥터후. 이미지 출처 : CBS

닥터후는 1963년부터 1989년도까지 26년간 방영이 되었으니, 영국에서 아주 오래된 드라마이다. 내가 본 것은 2005년부터 새로 시작한 시즌 1부터 10번째 닥터가 나오는 시즌 4까지이다.

 

보기를 망설이는 분들에게 꼭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첫 화를 잘 견뎌야 한다는 것이다. 첫 화를 보는 순간, 뭔가 자괴감이 들었다. 마블의 아이언맨이 2008년 영화인데, 2005년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분장, 컴퓨터 그래픽이 90년대 영구와 땡칠이를 보는 느낌이다. 만약 이를 견딜 수 있으면, 이 드라마와 사랑에 빠질 수 있다.

 

닥터후를 보려면 이런 것들을 견뎌야 한다. 이미지 출처 : BBC

외계인들이 밑도 끝이 없이 지구를 침략하거나, 우주를 멸망시키려고 하고, 대부분 지능이 상당히 떨어지게 묘사된다.

???: "삐빕. 인간 발견. 삐빕. 인간 발견. 삐빕. 죽어. 죽어"

 

이 부분들만 무사히 넘길 수 있다면, 시간여행하는 느낌으로 재미있게 볼 수 있다. 한 에피소드 당 40~50분 사이이고, 타임머신으로 이곳 저곳을 돌아다니면서 사건을 해결하는 형태이다. 과거 여행에서 셰익스피어, 처칠 등 역사적 인물을 만나기도 하고 미래의 끝에서 지구의 종말을 보기도 한다.

 

추천 에피소드 1 : 시즌 3 10화 <BLINK>

이 편은 1분 1분을 너무 재미있게 봤다. 특이하게 주인공인 닥터는 별로 나오지 않는다. Weeping Angels라는 외계인이 나오는 데, 후에 닥터후의 대표 캐릭터 중 하나가 된다. 이 편의 사실상 주인공인 Sally Sparrow는 흉가에서 사진을 찍다가 벽의 벽지를 뜯는데, 자기의 이름이 씌어져 있는 것을 보고 놀라서 집으로 돌아오고, 집에 오니 닥터의 메세지 영상이 모니터 10여 개에 재생이 되고 있었다.. 꼭 추천하니 어떤 내용인지는 보면서 확인하시길.

 

닥터후 BLINK 에피소드. 이미지 출처 : BBC

Don't blink. Blink and you're dead. They are fast. Faster than you can believe. Don't turn your back. Don't look away. And don't blink. Good Luck.

 

여기서 Time paradox라는 개념이 나온다. 즉 미래의 내가 나에게 와서 어떤 사건이 일어났는데(위기를 모면했다던가), 그럼 현재의 나도 과거의 나를 도와주어야 하는 거고 이렇게 loop가 생긴다. 즉, 시작점이 없다.

 

추천 에피소드 2: 시즌 4 16화 <The Waters of Mars>

닥터후를 보다 보면, 닥터 캐릭터에 빠지게 되는데, 닥터는 처음에는 활기차고 사고/사건에 열광하는 재미있는 캐릭터로 시작을 하지만, 점차 회가 거듭할 수록 시간여행자로서의 운명에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인다. 대부분의 에피소드들은 닥터 방문 → 사건 일어남 → 닥터가 해결의 구조를 가지고 있지만, 몇몇 사건들은 비극이라 할지라도 꼭 일어나야만 하는 사건이기 때문에 닥터가 그냥 보고만 있어야만 했다.

 

그래서 닥터의 캐릭터는 정이 많으면서도 동시에 냉철함을 보인다. 이를 극대화해서 보여주는 <The Wateres of Mars> 에피소드이다. 결말이 충격적이면서도 상당히 생각할 부분이 많다. 또 여기서 외계인은 물을 이용해서 공격을 하는데, 그 물의 특성을 잘 이용했다.

Water is patient, Water just waits. Wears down the cliff tops, the mountains. The whole of the world. Water always wins.

 

닥터후 The Waters of Mars 에피소드. 이미지 출처 : BBC

추천을 위해 그 동안 보았던 에피소드들을 다시 보는데, 정말 재미있는 에피소드들이 많았다. 이야기가 단순한 구조가 아니라 줄거리가 꽤 복잡하고 반전도 자주 나온다. 그냥 보세요.. 꼭 보세요..

 

시즌 4까지 보고 리뷰를 남기지 않을 수가 없어, 글을 적어본다. 지금은 새로운 닥터가 등장하는 시즌 5를 절반정도 끝냈는데, 지금까지 본 부분은 크게 흥미로운 부분은 없고, 앞선 시즌에 나온 것을 울궈먹기 하는 정도의 지루한 에피소드들이 나오고 있다. 혹시나 정주행을 마치게 된다면 또 글을 적어보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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